✦외관
이전보다 조금 말랐나, 싶지만 성장기로 인한 탓이 듯 싶다. 하루가 다르게 부쩍부쩍 키가 자라고 있어 무릎과 같은 관절에 아픔을 호소하는 날이 많아졌다. 외에도 꼴에 아래 후배들이 보는 눈이 있어서인지 어릴 적과 다르게 옷 차림새는 제법 정돈되었다. 차분하게 챙겨 입은 셔츠와 움직이는 데에 답답하다는 둥 여러 이유로 골라 입은 긴 스커트는 말끔하다. 그럼에도 하는 행동이나 어투, 표정은 지금도 썩 야무지지 못했다. 천성이 단번에 어디 사라지는 건 아닌 지라 사납지 못한 이목구비는 매사에 의문을 표하느라 맹하게 흐물거리는 날이 많았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덜 답답했다. 행동은 적당히 빠릿빠릿했고 적절히 다정했다. 새하얀 백지에 이제서야 교양과 예절이라는 걸 새겨 넣은 셈이다.
그래도 타인의 시선이 드문 곳에서는 아무데나 앉아서 혹은 누워서 나른하게 하품이나 하기 바빴다. 늘어져라 기지개를 펴고 낮잠을 자다가 그 모양새를 들키면 흙먼지를 단 채로 참 해맑게도 웃었다. 심란한 세상의 틈에서도 그는 여전하다. 시간이 마치 그를 피해서 가는 것처럼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작게 틀어지지도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근래에는 종종 어울리지 않는 낯짝을 하는 것도 같았지만, 이유를 묻자고 하면 침묵을 지켰다. 그럴 때면 둥근 저 눈매가 참 얄미워 보였다나. 아무쪼록 미약했던 사회성이 막 발아하여 싹을 틔워 자라고 있었다. 그건 그가 더는 맹목적이지 못하고, 하나의 숨김도 없는 시절이 지났다는 말이기도 했지만 겉보기에는 좋은 변화 같았다. 이전보다 훨씬 더 잘 웃고, 잘 토라졌고 표정 변화나 표현이 다양해졌으니 말이다.
머리카락 한 쪽에 묶은 노란 리본은 슈에나의 소원 쪽지이다. 이전에 받아 중등부가 된 지금도 꾸준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른 리본들은 접어서 소중하게 기숙사 책상 첫번째 서랍 안에 보관 중이다.
✦이름 /하르칸 룬다 · Harkhan Lunda
✦나이 /14세
✦지역 /오케아노스
✦종족 /인간
✦키 · 몸무게 /168cm · 54kg
✦성격
맹한?, 여전히 부뚜막 위, 대담한 행동파
느긋하고 태평한 성정은 어딜 가지 않았다. 낙관론자라고 단정 짓기에는 충분히 비관적일 줄 알았고, 상황에 따른 판단을 할 줄 알게 되었다. 생각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해도 사람에게 적용되지 않는 점은 여전해서, 지금도 특별히 타인에 대한 의심이나 편견을 갖지 않았다. 미숙하다는 사유를 떠나서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가정 교육 탓이기도 했고, 아카데미에서 직접 겪기를 다른 종족이라고 해서 저와 다를 것이 있던가. 삶에서 궁극적인 목적이 있는 불행이 있던가. 악의란 무엇이고, 선의는 무엇인가. 이러한 의문에 도달하여 그는 구태여 선의와 다정을 표방하지는 않는다. 보고 듣고 또 받은 것을 베풀 뿐이다. 무수한 걱정과 애정을 받고 자랐으니, 마땅히 내어준다. 그렇게 배웠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언어적인 표현에도 동일하다. 좋아하는 게 있다면 포옹으로 표출했고, 싫은 게 있다면 슬쩍 숨거나 피해버리는 행동 양식은 변하지 않았다. 단어의 나열만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생각하는 바,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기에 어려워 사이사이 많은 공백을 필요로 했지만, 포기하지는 않는다. 말하기를 관두지 않았다. 침묵을 택하지 않는다.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걸까. 그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더디더라도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런 면은 미미한 뻔뻔함에 불을 붙여 부뚜막 위에 올라간 고양이처럼 위기에 몰리면 능청스러움을 떠나서 변명이 그럴 듯 해졌다. 퍽 불쌍한 척 눈동자를 내려 뜨고 더듬더듬 이런 저런 이유를 가져다가 붙이니, 발칙하기 짝이 없다.
크게 궤가 달라지지 않은 하르칸 룬다는 오히려 대담해졌다. 좋은 변화인지 나쁜 변화인지 아직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한 번 마음 먹은 일에 관해서는 고집을 꺾는 일이 없었고 이것저것 호기심이 많았다. 이래저래 타인을 귀찮게 많드는 경향이 두드려졌고, 단순하고 지극히 직선적인터라 세심함과 배려심이 부족한 점이 선명해졌다. 이전에는 아주 작은 일들 뿐이었다면, 지금은 조급할 정도로 돌발 행동 따위를 저질러 버리고는 했다.
✦기타
1. 하르칸
- 애칭은 하르, 아니면 칸.
- 생일은 6월 12일. 해가 저물 때에 태어났다.
- 양손잡이.
그의 사고와 언어에서는 마을 사람들 모두를 가족으로 표현하지만, 구태여 이야기하자면 아버지, 어머니와 나이 차이가 얼마나지 않는 쌍둥이 동생 하나로 구성된 4인 가족 중 장남. 가족들과의 사이는 무난한 편. 동생과 성격이 매우 다르기는 하지만 사이가 썩 나쁘지는 않다.
양친 모두 마법사로 아주 큰 유명세를 탄 인물들은 아니지만, 전쟁에 참전하고 공을 세웠던 노련한 마법사임은 분명하다. 그의 쌍둥이 동생인 사야칸 룬다 역시 부모님이 재능을 이어받아 마력을 느낄 줄 알며, 현재 어머니의 가르침을 필두로 성장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타고나길 몸이 약해서 타지에서의 생활은 무리였던지라 아카데미에 같이 오지는 못했다. 그 점을 굉장히 아쉬워하고 있다.
2. 가족
쌍둥이 동생인 사야칸 룬다의 마법적 재능이 개화의 시기에 도달했다. 유창해지는 만큼 몸은 더 허약해져 외부 생활은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덕분에 매 방학마다 집에 가기에 바빴고, 마력을 느낄 수 있게 된다는 허무맹랑한 시도란 시도를 전부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 외에도 신성력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신앙심보다는 힘 자체에 관한 관심인 터라 미진하다. 어쨌거나 집에는 마치 죽음의 기운이 아주 천천히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황실 마법사 ‘레오’ 사건에 대하여 부모님은 모두 사건의 범인을 처형을 집행하던 광장에 자리를 지켰다. 존경하는 마법사의 죽음을 애석하게 여겼다. 하르칸 룬다는 편지로만 이야기를 전달해 들었을 뿐이지만 부모님의 말에 내심 동의하고 있다. 단순히 ‘마족’이기 때문에 죽어야 할 이유가 무엇이 있나. 어떤 분란도 만들지 않고 충성심 하나에 목숨을 바친 그에게 동정심보다는 존경과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드러냈다. 숨겨야할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
3. 학교 생활
성적이 제법 좋아졌다. 그를 증명하듯이 공부하는 시간이 아주 늘었다. 통금 전까지 도서관에 있는 날이 많았고, 타고난 머리가 좋지 않으니 이렇게라도 해야했다. 그래도 아주 상위권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중상위권에 머물고 있는 중이다.
세상의 흐름에는 크게 관심이 없지만, 교우 관계는 나쁘지 않다. 다른 학부와도 안면을 튼 이들이 몇 있었고, 아는 선후배들도 생겼다. 하지만 종합 학부 외에는 아주 긴밀하게 친한 관계는 없다. 그도 그럴게 하르칸 룬다는 언제나 비좁은 자기 세계만을 지키기에도 급급했기 때문이다.
4. 기타
- 기초 예절과 교양에 익숙해졌다. 이제는 경어도 곧잘 사용하나, 말을 하는 중간마다 생각하는 시간이 남들보다 긴 편이다.
- 근력이 강하기보다는 지구력이 좋다. 반사 신경이나 동물적 감각에 의한 예측이 탁월하다. 신체 능력 자체는 좋은 편이나, 호승심이 확연히 부족하다. 대련을 해도 도중에 기권하는 일이 다바사. 그렇기에 무력을 익히는 일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
- 좋아하는 건 가족, 사람, 동물, 약초, 독초. 먹을 거라면 선호도는 야채보다는 과일. 육류보다는 어류. 싫어하는 건 아마도, 음.
- 동물이 유난히 잘 따르는 편이다. 본인도 동물의 크기 어떠하든 종이 무엇이든 썩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 중 가장 좋아하는 건 고양이. 아카데미 내에 사는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러 다니곤 했다.
- 위쪽 앞니 2개가 다른 치아보다 조금 크다. 본인에게는 여전히 콤플렉스.
✦ 공백기간
방학마다 꼬박꼬박 집으로 향했다. 다른 친구들의 집에 놀러 가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었다고 해도 악화되는 동생의 건강 때문에 한 번도 성사된 적이 없다. 방학마다 동생의 곁에 있었으며, 학교 생활에서는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사교력이 늘고 성적이 올랐다는 사실 외에는 말이다. 특별히 노력하는 과목은 없지만, 두루두루 시간을 할애해왔으며 신성력에 관심을 가졌으나 황실 마법사 ‘레오’ 사건 이후로 관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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